병오년 삼재라는 말을 들으면 말띠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2026년이 말의 해이니 말띠가 삼재라는 연상입니다. 그러나 2026년에 삼재 구간에 서 있는 띠는 돼지띠, 토끼띠, 양띠이고, 말띠가 삼재에 드는 때는 2028년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삼재’ 항목이 적은 규칙은 해의 동물이 아니라 태어난 해의 지지를 세 글자씩 묶는 데 있습니다.
삼재라는 말이 세는 세 가지 재난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삼재’ 항목은 삼재를 태어난 해에 따라 주기적으로 찾아드는 나쁜 운수로 정의합니다. 세 가지 재난은 수재·화재·풍재로 꼽기도 하고, 칼과 무기로 입는 도병재·전염병인 역려재·굶주림인 기근재로 꼽기도 합니다. 두 갈래 풀이가 함께 쓰이는 말입니다.
‘삼재’ 항목이 짚는 특징은 이 기운이 찾아오는 방식입니다. 동토나 살 같은 나쁜 기운은 무언가를 잘못 만졌을 때나 초상집 같은 특정한 공간에서 특정한 사람에게 침범한다고 봅니다. 삼재는 물건이나 공간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한 번 들면 3년 동안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삼재부적 항목은 이 두려움의 크기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사람의 운수는 해마다 달라서 정초가 되면 그해의 운세를 보는데, 삼재가 드는 해는 어떤 재액보다 두려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다른 재액은 잠시 머물다 가거나 일 년 단위인 데 비해 삼재는 삼 년 동안 불운이 이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띠 묶음으로 삼재 해를 찾는 규칙
백과는 삼재가 해마다 누구에게나 드는 것이 아니라 십이지로 따져 든다고 설명합니다. 열두 지지를 세 글자씩 네 묶음으로 나누면 묶음마다 삼재가 드는 세 해가 정해져 있습니다. 네 묶음이 세 해씩 차례로 이어 붙으면 12년이 한 바퀴입니다. 백과는 사람이 9년마다 삼재년을 맞는다고 적는데, 삼재 3년 뒤에 이어지는 쉬는 9년을 가리키는 말로 읽으면 12년 주기와 맞아떨어집니다. 이 읽기는 이 글의 셈이며, 그렇다면 일생의 4분의 1이 삼재 구간에 듭니다. 특별한 소수에게만 닥치는 일이 아닙니다.
돼지·토끼·양띠는 사·오·미년
해·묘·미가 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사·오·미가 되는 해에 삼재가 듭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으로 확인한 간지로는 2025년 을사, 2026년 병오, 2027년 정미입니다. 다음 구간은 12년을 더한 2037년부터입니다.
호랑이·말·개띠는 신·유·술년
인·오·술이 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신·유·술이 되는 해에 삼재가 듭니다. 2028년 무신, 2029년 기유, 2030년 경술이 해당합니다. 말띠가 처음 삼재에 드는 때가 이 구간의 첫해입니다.
뱀·닭·소띠는 해·자·축년
사·유·축이 든 해에 태어난 사람은 해·자·축이 되는 해에 삼재가 듭니다. 2031년 신해, 2032년 임자, 2033년 계축입니다.
원숭이·쥐·용띠는 인·묘·진년
신·자·진이 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인·묘·진이 되는 해에 삼재가 듭니다. 2022년 임인, 2023년 계묘, 2024년 갑진은 이미 지난 구간이고, 다음은 12년을 더한 2034년 갑인, 2035년 을묘, 2036년 병진입니다.
자신의 묶음을 찾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육십갑자를 갑자년부터 세어 보면 1995년은 을해(乙亥)년이라 지지가 해이고, 해묘미 묶음에 들어 돼지띠가 됩니다. 이 묶음의 삼재는 사·오·미년이니 2026년이 둘째 해입니다. 태어난 해의 간지는 천문연 변환에 날짜를 넣어 세차로 확인할 수 있고, 입춘과 설 사이에 태어났다면 아래 두 기준의 차이를 먼저 확인합니다.

해묘미생에게 병오년 2026년은 두 번째 해
2026년은 병오(丙午)년입니다. 병은 천간의 셋째 글자, 오는 지지의 일곱째 글자라서 육십갑자를 갑자부터 세면 43번째 이름이 됩니다. 천문연 변환에서 세차는 2025년이 을사, 2026년이 병오, 2027년이 정미로 나옵니다. 사·오·미년을 삼재로 보는 해묘미생에게 2025년은 첫해, 2026년은 둘째 해, 2027년은 셋째 해입니다. 해마다 붙는 간지가 사주에서 세운이라는 이름으로 쓰이는 방식은 세운과 대운의 구분에서 따로 정의합니다. 해의 동물이 말이라고 말띠가 이 구간에 서는 것은 아닙니다. 말띠는 인오술생이라 신·유·술년을 기다려야 하고 첫해는 2028년 무신년입니다.
한 가지 갈림이 있습니다. 천문연 변환의 세차는 음력 설을 기준으로 바뀌어 2026년에는 2월 17일에 병오로 넘어갑니다. 반면 사주의 연주는 입춘을 기준으로 세운다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이 적습니다. 입춘과 설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두 기준에서 띠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재를 따질 때 어느 기준을 쓰는지는 자료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들·누울·날 세 해의 이름과 엇갈리는 믿음
삼재 첫해를 들삼재, 둘째 해를 누울삼재, 셋째 해를 날삼재라 부르고, 입삼재·중삼재·출삼재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고 민속대백과는 적습니다. 들어오고, 머물러 눕고, 나간다는 흐름을 이름에 담은 것입니다. 두 백과사전은 모두 ‘누울삼재’로 적습니다.
이름 순서에 불길함의 순서를 겹쳐 읽는 방식은 자료마다 다릅니다. 대백과는 가장 불길한 해가 들삼재이고 그다음이 누울삼재, 날삼재의 차례라고 적습니다. 삼재부적 항목은 첫해가 가장 나쁘고 마지막 해는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믿음과, 들삼재에서 날삼재로 갈수록 고난이 가중된다는 믿음이 함께 있다고 소개합니다. 한 자료 안에서도 두 믿음이 나란히 놓이는 만큼, 어느 쪽이 옳은지 판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달력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2026년이 해묘미생의 가운데 해라는 점까지입니다.

나라의 재앙이 개인의 액년이 되기까지
삼재라는 말의 쓰임은 시대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민속대백과 ‘삼재’ 항목은 개념이 언제 생겼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면서, 고려속요 「처용가」에 삼재라는 말이 나오고 고려시대 용주사 탑에서 삼재부적이 나온 점을 들어 고려 이전부터 개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런데 처용가의 삼재는 국가에 미치는 나쁜 재앙을 뜻합니다. 신재효의 판소리 「흥보가」에 나오는 ‘삼재든데 혼인하기’라는 구절의 삼재는 개인에게 찾아드는 재앙입니다. ‘삼재’ 항목은 국가나 공동체에 끼치는 재앙을 대삼재, 개인에게 미치는 재앙을 소삼재로 구분하기도 한다고 소개하고, 현대에는 개인에게 미치는 쪽을 주로 가리킨다고 설명합니다. 오늘 달력 위의 띠 묶음 규칙은 이 뜻이 개인 쪽으로 좁혀진 뒤의 모습입니다. 해가 아니라 날을 단위로 삼는 풍속은 음력 끝자리 9·0과 손의 방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재를 두고 거듭 나오는 물음 넷
말띠도 2026년에 삼재인가요?
아닙니다. 2026년 삼재 구간에 선 띠는 해묘미생인 돼지띠, 토끼띠, 양띠입니다. 말띠가 속한 인오술생은 2028년 무신년에 첫해를 맞습니다.
1월과 2월 초에 태어났다면 어느 띠로 보나요?
설과 입춘이 날짜가 달라서 갈리는 문제입니다. 천문연 음양력 변환의 세차는 음력 설에, 사주의 연주는 입춘에 바뀝니다. 두 기준이 같은 해를 가리키는지는 각각 조회해 볼 수 있습니다. 삼재 풀이가 둘 가운데 어느 기준을 쓰는지는 자료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복삼재는 무엇인가요?
민속대백과가 소개하는 개념으로, 삼재가 드는 해라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개인의 사주와 운세의 흐름에 따라 복삼재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복삼재가 들면 아무 탈이 없고 오히려 복이 온다고 한다고 항목은 적습니다.
삼재 구간에 불운이 몰린다는 통계 자료가 있나요?
두 백과사전의 삼재 항목에는 없습니다. 두 항목은 삼재의 믿음이 어떻게 전해졌는지를 기록한 글이며, 삼재 3년 동안 실제로 사건이 더 일어났는지를 따진 조사는 싣고 있지 않습니다.
삼재를 막던 풍속의 내력
풍속 쪽 기록은 고려시대까지 올라갑니다. 민속대백과 삼재부적 항목에 따르면 1268년 시주 진성군이 용주사 탑 안에 금강경과 다라니주문, 여러 부적을 넣었고, 그 가운데 소삼재부가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기록으로는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 나이가 삼재에 해당하는 사람은 매 세 마리를 그려서 붙인다는 대목이 있는데, 붙이는 자리는 삼재부적 항목이 문설주, 백과 ‘삼재’ 항목이 방문 위에 가로 댄 나무(문미)로 서로 다르게 적습니다. 『면암집』에는 민간에서 닭과 호랑이 그림을 붙여 삼재를 막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매를 액막이 그림에 쓰게 된 내력으로 항목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이야기를 듭니다. 중국 무창 장씨 집 며느리가 휘종 황제의 친필 매 그림을 보고 마당에 나동그라지며 여우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얘기입니다. 항목은 대표적인 삼재부적으로 삼두일족부, 곧 머리 셋에 몸통 하나인 매 그림을 들고 조선 전기 회화에서 발견된다고 적습니다. 머리의 방향을 각기 달리한 경우가 많은데 항목은 이를 삼재가 오는 방향을 즉시 알아채고 막게 하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매의 매서운 눈과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이 삼재를 능히 물리칠 믿음을 주었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고, 매 대신 독수리가 그려지거나 호랑이가 함께 그려지기도 해서 하늘과 땅,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막으려는 뜻이 담겼다고 풀이합니다. 대백과가 전하는 현 풍속은 이 매를 붉은 물감으로 그려 방문 위에 붙이는 것이고, 삼재가 든 사람의 옷을 세 갈림길에서 태우고 비는 일, 첫 호랑이날과 첫 말날에 세 갈림길에서 밥 세 그릇과 과실을 차려 비는 일, 정월 보름에 버선본을 오려 지붕 용마루에 꽂고 동쪽을 향해 일곱 번 절하는 일, 달집을 태울 때 자기 옷의 동정을 함께 태우는 일이 있습니다.
개인의 액운을 마을이 함께 맞은 흔적도 있습니다. 삼재부적 항목은 마을에서 부적 목판을 공동으로 만들어 두고 필요할 때 찍어 썼으며, 전염병이 돌 때는 많은 양을 찍어 여러 사람이 나누어 가졌다고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