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성과 십신이 가리키는 열 가지 관계

만세력 화면에서 사주 여덟 글자를 뽑으면 글자 가까이에 편재, 정관, 식신 같은 두 글자짜리 이름이 작게 붙어 있습니다. 같은 계(癸)라는 글자가 어떤 명식에서는 정인이라고 적히고 다른 명식에서는 편관이나 정재라고 적히니, 글자 자체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 작은 글씨가 십성(十星)이고, 고전에는 십신(十神)이라는 표기로 남아 있는 것과 같은 체계입니다. 이름은 열 개지만 이름을 짓는 규칙은 두 가지뿐이라서, 규칙을 먼저 잡으면 외울 것이 많이 줄어듭니다.

작은 글씨는 글자가 아니라 일간과의 사이에 붙은 이름이다

십성은 여덟 글자 안에 비견이나 정관이라는 글자가 따로 들어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준점은 태어난 날의 천간인 일간 하나이고, 나머지 글자가 그 일간과 어떤 사이인지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이 사주를 일주 천간 중심으로 놓고 간지 사이의 합충, 육친의 관계, 음양의 조화, 오행의 생극을 함께 살핀다고 적는 것도 같은 구조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같은 글자도 일간이 바뀌면 이름이 바뀝니다. 계는 음의 수입니다. 갑(甲) 일간에게 계는 나를 낳아 주는 수이고 음양이 달라 정인입니다. 정(丁) 일간에게 계는 나를 극하는 수인데 음양이 같아 편관이 되며, 무(戊) 일간에게 계는 내가 극하는 수이고 음양이 달라 정재입니다. 글자는 그대로이고 기준점만 옮겼을 뿐입니다. 그러니 “계는 정인이다”라는 문장은 반쪽이고, “갑 일간에게 계는 정인이다”까지 써야 완성된 문장이 됩니다. 만세력이 글자 옆에 십성을 작게 붙여 두는 것도 일간이 정해진 한 사람의 명식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오행 관계 다섯 가지가 먼저 갈린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오행 풀이는 오행을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로 보고 금, 수, 목, 화, 토를 듭니다. 일간을 이 가운데 하나로 놓으면 다른 글자와의 관계는 다섯 가지 중 하나로 떨어집니다. 일간과 같은 오행, 일간이 낳는 오행, 일간이 극하는 오행, 일간을 극하는 오행, 일간을 낳는 오행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상생 풀이대로 목은 화와, 화는 토와, 토는 금과, 금은 수와, 수는 목과 이어지는 순환이 있고, 극은 그 순환에서 한 칸 건너뛴 상대를 누르는 관계입니다. 어떤 오행이 일간이어도 다섯 자리가 하나씩 채워집니다.

다섯 묶음은 상생의 순환 위에 그대로 올라앉습니다. 비겁이 식상을, 식상이 재성을, 재성이 관성을, 관성이 인성을, 인성이 다시 비겁을 낳는 고리입니다. 이 고리의 몇몇 토막에는 식상생재 같은 이름이 따로 붙어 있고, 어느 토막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는 식상에서 재성으로 넘어가는 이음매 쪽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섯 관계에는 각각 묶음 이름이 있습니다. 『연해자평』의 논일위주 항목은 같은 다섯 갈래를 官·財·生氣·竊氣·同類라는 이름으로 적고, 갈래마다 음양에 따라 둘로 나눈다고 합니다. 오늘 흔히 쓰는 이름과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묶음일간과의 관계논일위주 항목의 갈래 이름
비겁나와 같은 오행同類
식상내가 낳는 오행竊氣
재성내가 극하는 오행財
관성나를 극하는 오행官
인성나를 낳는 오행生氣

다만 같은 항목은 同類를 음양으로 가른 두 이름을 비견과 겁재가 아니라 겁재(劫財)와 양인(陽刃)으로 적어서, 오늘의 비견·겁재 짝과는 이름이 다릅니다. 나머지 네 갈래는 官과 殺, 正財와 偏財, 印綬와 倒食, 食神과 傷官으로, 지금 쓰는 이름과 이어집니다. 같은 항목은 이 다섯 갈래 밖에서 격국을 함부로 세워 이름만 늘어놓는 것은 실용이 없다고 경계하는데, 십성의 이름이 처음부터 이 다섯 관계에서 출발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일간이 갑이나 을처럼 목이라면 다섯 자리는 오행으로 목(비겁), 화(식상), 토(재성), 금(관성), 수(인성)가 됩니다. 일간이 금이면 금이 비겁, 수가 식상, 목이 재성, 화가 관성, 토가 인성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일간이 수라면 수가 비겁, 목이 식상, 화가 재성, 토가 관성, 금이 인성입니다. 다섯 칸의 순서는 어느 일간에서도 같고 오행만 옮겨 가므로, 이 틀을 한 번 익히면 열 일간 모두에 쓸 수 있습니다. 묶음 이름 비겁(比劫)은 두 이름을 줄인 말이고, 위키문헌에 옮겨 놓은 『연해자평』 원문(이하 전사본)의 육친총편에서 比劫이라는 줄임말로 확인됩니다.

일간 정하기, 오행 관계 보기, 음양 견주기, 이름 얻기로 이어지는 십성 이름 붙이는 네 단계 순서도
십성 이름이 붙는 순서. 일간 하나를 정하면 나머지 글자의 이름이 오행과 음양으로 정해집니다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가 열 가지를 만든다

다섯 묶음은 음양으로 한 번 더 갈립니다. 상대 글자가 일간과 음양이 같으면 한쪽 이름, 다르면 다른 쪽 이름이 붙습니다. 비겁과 식상, 재성과 관성, 인성 모두 같은 방식입니다.

묶음음양이 같을 때음양이 다를 때
비겁비견겁재
식상식신상관
재성편재정재
관성편관(칠살)정관
인성편인정인(인수)

다섯에 둘을 곱해 열이 되니, 이름 열 개는 따로 외울 열 개가 아니라 표 한 장입니다. 표를 쓰려면 일간의 오행과 음양, 상대 글자의 오행과 음양 두 가지만 알면 됩니다.

이름에 붙은 편(偏)과 정(正)은 음양의 짝에서 나온 말입니다. 『삼명통회』의 편관 항목은 같은 음양끼리 만난 관을 짝을 이루지 못한다며 편관이라 부르고, 『연해자평』의 정관 항목은 음양이 짝으로 어울리는 쪽을 정관이라 적습니다. 편재와 정재, 편인과 정인도 같은 기준으로 갈립니다. 반대로 식신과 상관, 비견과 겁재는 편과 정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이름을 얻었습니다. 같은 음양끼리의 칸이 식신이고 비견이라는 점만 표로 기억하면 됩니다.

재성, 관성, 인성은 음양에 따라 편과 정으로 갈리고 비겁과 식상은 따로 이름을 얻는다는 것을 두 열로 비교한 그림
편(偏)과 정(正)으로 갈리는 세 묶음과, 따로 이름을 얻는 두 묶음

고전 첫머리의 기초 표에는 이름마다 별칭이 붙어 있다

규칙이 실제 이름으로 나타난 모습은 『연해자평』 첫머리의 기초 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표는 갑 일간 기준의 열 글자와 을 일간 기준의 열 글자를 나란히 올리고, 글자마다 이름과 함께 별칭을 적어 둡니다. 을 기준 표에서는 음양이 뒤집혀서, 갑 기준에서 정인(인수)으로 적힌 계가 편인(도식, 효신)으로 적힙니다. 갑 일간 기준으로 적힌 이름을 묶음별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십성묶음기초 표에 함께 적힌 별칭
비견비겁兄弟
겁재비겁敗財
식신식상天廚, 壽星
상관식상退財, 耗氣
편재재성偏妻, 偏妾
정재재성正妻, 合神
편관관성七殺, 官鬼, 將星
정관관성祿馬, 榮神
편인인성倒食, 梟神
정인인성印綬, 正人, 君子

칠살과 도식, 효신은 아래에서 다시 나오는 이름이고, 나머지는 고전 문장에서 이름 대신 쓰이는 일이 많은 말입니다. 偏妻, 偏妾, 正妻, 兄弟처럼 가족을 가리키는 별칭이 섞인 칸은 아래에서 볼 육친 배당과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이 글은 천간끼리 맺는 이름까지만 다룹니다. 지지에도 같은 이름이 붙지만 지지 속에 든 지장간을 어떻게 배당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고, 그 배당은 학설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비겁과 식상은 나와 같은 쪽, 내가 내보내는 쪽이다

비견과 겁재

비견은 일간과 오행도 음양도 같은 글자이고 겁재는 오행은 같되 음양이 다른 글자입니다. 갑 일간이면 갑이 비견, 을이 겁재입니다. 『연해자평』 육친총편은 비견을 형제자매의 자리에 둡니다. 겁재는 논겁재 항목에서 “을이 갑을 보면 겁재”라는 식으로 설명하고, 겁(劫)이라는 글자가 빼앗는다는 뜻이라서 같은 항목은 재물을 두고 다투는 형제 사이를 비유로 듭니다. 같은 항목은 양이 음을 만난 경우를 패재(敗財), 음이 양을 만난 경우를 겁재로 따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글은 오늘 흔한 쓰임대로 음양이 다른 쪽을 모두 겁재로 묶습니다.

식신과 상관

일간이 낳는 오행에서 음양이 같으면 식신, 다르면 상관입니다. 갑 일간의 식신은 병, 상관은 정입니다. 논식신 항목은 식신을 일간의 기운을 가져가는 도기(盜氣)의 글자이면서 일간의 재를 낳아 주는 글자라고 풀어 이름의 뜻을 설명합니다. 논상관 항목도 상관을 “내가 낳는 쪽”이라 하고 음양이 서로 다른 경우로 적으며, 식신처럼 도기라는 별명을 함께 붙입니다. 그래서 식신이든 상관이든 일간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쪽이라는 점은 같고, 음양이 같으냐 다르냐가 두 이름을 가릅니다.

재성과 관성은 내가 누르는 쪽, 나를 누르는 쪽이다

편재와 정재

일간이 극하는 오행이 재성입니다. 논정재 항목은 정재를 “음이 양의 재를 보고, 양이 음의 재를 보는” 경우로 풀고, 같은 음양끼리 만난 재가 편재입니다. 갑 일간에게 무는 편재, 기는 정재입니다. 같은 항목은 정재를 정관과 같은 이치의 이름이라 하고(猶如正官之意), 내 아내의 재라고 이름의 뜻을 풀어 두었습니다. 재성이 사주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재성 글자가 앉는 자리를 따라가면 이어집니다.

편관과 정관

일간을 극하는 오행이 관성이고, 음양이 같으면 편관, 다르면 정관입니다. 논일위주 항목은 관성 갈래를 음양으로 갈라 관(官)과 살(殺)이라 부릅니다. 갑 일간에게 경은 편관, 신은 정관입니다. 편관에는 칠살(七殺)이라는 다른 이름도 따라붙습니다.

인성은 나를 낳아 주는 쪽이다

정인과 편인

논일위주 항목은 일간을 낳는 갈래를 생기(生氣)라 부르고, 논인수 항목은 인(印)을 “나를 낳는 것”이라 풀이합니다. 음과 양이 만나면 정인, 같은 음양끼리면 편인입니다. 갑 일간에게 계는 정인이고 임은 편인입니다. 인수(印綬)는 정인과 같은 자리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였습니다. 인성이 일간을 어떻게 받치는지는 정인과 편인의 구분, 고전의 인수 항목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편인에 붙은 별칭, 도식과 효신

『연해자평』 기초 표는 갑 일간의 임을 편인이면서 도식(倒食)이고 효신(梟神)이라고 적습니다. 도식은 논도식 항목에서 재를 낳는 흐름을 가로막는 모양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풀이되고, 효신은 올빼미를 뜻하는 글자 梟를 쓴 이름입니다. 별칭은 모두 이름이 만들어진 방식을 보여 주는 뜻풀이로 붙은 것입니다.

고전은 이 이름들을 가족의 자리와 이어 불렀다

십성은 가족을 가리키는 이름으로도 읽혔습니다. 『연해자평』 육친총편은 일간을 기준으로 정인을 어머니, 정재를 아내, 비견을 형제자매의 자리에 놓고, 편재는 어머니의 남편 자리에 해당하는 아버지로 적습니다. 남자의 명식과 여자의 명식에서 배당이 달라지는 부분도 따로 있어서 편재가 곧 아버지라는 식으로 한 칸씩 곧장 옮기기는 어렵고, 배당표와 갈리는 지점은 육친이라는 말과 십성의 가족 배당에 따로 모았습니다.

십성과 십신은 같은 말일까

같은 열 가지 관계를 가리키는 두 가지 표기로 쓰입니다. 이 글이 대조한 『연해자평』 전사본에는 상관, 식신, 편재 같은 항목이 이어지는 부분 앞에 ‘十神’이라는 줄이 있고, 십성(十星)이라는 표기는 대조한 고전과 사전 항목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십성이라는 이름이 언제부터 퍼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고, 뜻이 다른 두 체계라는 근거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은 두 이름을 같은 체계로 묶어 씁니다. 다만 전사본의 판본 자체를 인쇄본과 대조하지는 못했으므로, 표기 문제는 이 정도까지만 말할 수 있습니다.

조성환 — 서울에서 태어난 산업디자이너로, 사주코드를 운영·편집합니다. 2026년 10월 들어 위키문헌에 실린 『연해자평』 기초 표의 갑 일간 기준 이름과 별칭을 한 줄씩 맞춰 보았고, 십성과 십신 표기는 같은 쪽의 소제목에서 확인했습니다. 이 블로그는 명리 용어와 생활 민속을 사전처럼 풀어 두는 곳이며, 용어와 연도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한국천문연구원 자료와 맞춰 적습니다. 개인 사주 풀이나 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바로잡을 내용은 4ddesigner@naver.com 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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