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보고 타로를 뽑고 별자리 운세까지 확인한 뒤, 세 곳의 말이 비슷하면 믿을 만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셋 다 맞아야 진짜라는 이 생각은 세 체계가 같은 질문에 같은 재료로 답하는 도구라는 전제 위에 서 있는데, 그 전제부터 어긋나 있습니다. 세 체계는 입력하는 재료도, 생겨난 내력도, 읽는 단위도 서로 다릅니다. 그 차이는 사전과 백과사전의 서술로 하나씩 갈라 볼 수 있습니다.
재료부터 다르다
사주는 태어난 해·달·날·시를 간지 두 글자씩, 모두 여덟 글자로 바꾼 뒤 읽습니다. 해·달·날·시의 네 칸마다 두 글자가 들어가는 구조여서, 입력은 태어난 시각이고 출력은 글자 여덟 개입니다.
타로의 재료는 카드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타로를 본래 22매의 우의화 카드와 56매의 점수 카드, 합쳐 78장으로 이루어진 그림 카드라고 풀이합니다. 점성술의 재료는 하늘입니다. 대백과의 점성술 항목은 별의 빛깔이나 위치로 길흉을 점치는 술법이라고 정의합니다. 태어난 시각은 사주에는 들어가지만 카드 한 벌에는 들어갈 자리가 없고, 카드는 사주 여덟 글자의 어느 칸에도 대응하지 않습니다. 입력이 만들어지는 방식도 다릅니다. 사주의 재료는 태어난 시각이라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고, 타로의 재료는 카드를 뽑는 때마다 새로 놓이며, 점성술의 재료는 별의 위치라 보는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글자, 그림, 하늘이라는 서로 다른 재료에서 출발하므로 결과가 닮았는지 견주는 일은 같은 잣대로 쟀다는 뜻이 되지 못합니다.
카드 묶음은 놀이였다
사전은 타로를 14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쓰인 그림 카드라고 하고, 쓰임을 점치기나 게임이라고 적습니다. 문헌으로 확인되는 가장 이른 시기를 이보다 늦게 잡는 설명도 있습니다. 한 개설 자료는 적어도 15세기 중엽에 이탈리아에서 이 카드로 트릭테이킹 카드 게임을 했다고 적습니다(타로 카드의 초기 덱과 점술 용도). 사전은 지금은 점수 카드를 32매로 줄여 쓴다고도 적어, 한 벌의 장수가 시대에 따라 달랐음을 보여 줍니다. 사전이 점치기와 게임을 나란히 적은 것도 카드가 처음부터 점술 도구로만 쓰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과 맞닿습니다. 두 자료가 시기를 달리 적으므로 사전의 14세기경과 개설 자료의 15세기 중엽을 함께 적습니다.
점술의 옷은 늦게 입혀졌다
점치는 용도로 쓰는 맞춤 덱은 훨씬 뒤에 나옵니다. 같은 개설 자료에 따르면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신비주의자들이 이 카드의 내력과 의미에 대해 정교하지만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친 뒤에야 점술용 덱이 생겼습니다. 점술용 기록이 이렇게 늦게 나온다는 사실은 세 체계의 내력이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는 정도로만 읽으면 충분합니다.

백과가 전하는 사주의 출발점
사주의 내력은 대백과가 당사주 항목에서 설명합니다. 이허중이 하늘에 있다고 하는 열두 별을 사람의 생년월일시에 맞춰 길흉을 판단하던 점법이 먼저 있었고, 서자평이 거기에 간지와 오행의 상생·상극을 더해 『연해자평』을 지은 뒤로는 두 방식이 따로 발달했다는 요약입니다.
당사주는 간지의 상생·상극과는 상관없이 열두 별을 만나는 자리로 길흉을 가립니다. 열두 별은 천귀·천복·천권·천간·천문·천예·천수의 일곱 길성과 천액·천파·천역·천고·천인의 다섯 흉성으로 나뉩니다. 길성 7에 흉성 5를 더한 12성이 이허중 점법의 별 전부입니다. 천귀성을 자(子)에 붙여 지지 차례로 늘어놓고, 태어난 해와 만나는 별을 초년운으로, 달의 수를 센 자리의 별을 중년운으로, 날의 수를 센 자리의 별을 말년운으로, 시를 센 자리의 별을 평생의 운으로 삼습니다. 인명·골격·유년·심성은 생월로 보고 나머지는 생시로 본다는 구분도 따로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허중의 원문에 그림을 곁들여 서민들이 알기 쉽게 만든 책으로 퍼졌고, 일생을 네 단계로 나누는 틀 위에 부모·형제·부부·자녀·직업·가택·수명 같은 항목이 두루 덧붙었다고 합니다. 같은 생년월일시를 입력해도 사주와 당사주는 전혀 다른 계산을 거치는 셈입니다. 사주 용어의 뜻을 한곳에서 확인하려면 사주 용어를 정의별로 찾아볼 수 있는 사전이 쓸모 있고, 날짜에 이름을 붙이는 간지의 차례는 일주가 60갑자에서 정해지는 차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별자리는 황도 위의 열두 칸을 부르는 이름이다
점성술에서 말하는 별자리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사전에서 확인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황도 십이궁은 황도대에 있는 열두 별자리이고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의 열둘을 든다고 풀이합니다. 별자리 운세에서 부르는 이름이 바로 이 열두 별자리입니다. 황도는 해가 한 해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니, 열두 별자리는 그 길을 열두 칸으로 나누어 붙인 이름인 셈입니다.
백과의 점성술 항목은 동양의 국가 점성술까지 함께 다루는 항목이라, 별자리 운세와 같은 범주로만 읽히지는 않습니다. 항목은 점성술이 고대 바빌로니아와 중국에서 널리 퍼졌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았다고 적으며, 숙명점성술과 천변점성술로 갈린다고 설명합니다. 개인의 운수를 점치는 것이 앞의 것이고, 나라의 일을 점치는 것이 뒤의 것입니다. 별자리 운세로 흔히 아는 쪽은 앞의 갈래에 가깝습니다. 같은 항목은 점성술이 천문학과 다르지만 근세 이전에는 천문학의 한 형태였다고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군주만 쓰던 지식이 시대가 흐르며 일반 국민에게도 퍼졌고, 천문법칙이 자세히 알려질수록 점성술사의 권위는 떨어졌다고 합니다. 연금술이 화학의 기초가 된 것과 달리 점성술은 천문학의 발달을 돕지 않았다는 대비도 같은 항목에 있습니다. 같은 항목은 점성술로 생활비를 벌며 천문학을 연구한 케플러의 일화를 들어 점성술이 천문학을 뒷받침한 예라고 소개하기도 해서, 한 항목 안에서도 두 서술이 결을 달리합니다. 항목은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천문학을 제1의 과학, 점성술을 그 응용인 제2의 과학이라 불렀다는 말도 옮겨 둡니다. 미신인지를 두고 오가는 논쟁도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관측에서 출발했다는 사실과, 그 관측이 사람의 길흉을 알려 준다는 주장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세 체계를 한 표에 놓으면
| 구분 | 사주 | 타로 | 서양점성술 |
|---|---|---|---|
| 재료 | 태어난 해·달·날·시를 옮긴 간지 여덟 글자 | 우의화 카드 22매와 점수 카드 56매 | 황도대의 열두 별자리와 별의 위치 |
| 내력 | 당나라 이허중의 점법에 송나라 서자평이 간지·오행을 더했다고 전함 | 14세기경 유럽, 기록상 15세기 중엽 이탈리아의 카드 게임 | 고대 바빌로니아 등에서 널리 퍼짐 |
| 읽는 단위 | 간지끼리의 생극, 오행의 강약, 대운·세운 | 78장이 이루는 카드 한 벌 | 황도대의 열두 별자리 |
| 결과의 형태 | 길흉을 판단하는 풀이 | 점치기 또는 게임 | 개인의 운수 |
표의 내력 칸은 각 항목이 서술한 범위만 옮긴 것입니다. 표의 칸을 가로로 읽으면 세 체계가 같은 질문에 답하는 도구라는 인상이 사라집니다. 사주는 시간을 글자로, 타로는 우연을 그림 카드로, 점성술은 하늘을 별자리로 읽는 서로 다른 약속입니다. 결과를 나란히 놓고 일치하는지 따지기보다 각각 어떤 재료를 어떤 규칙으로 읽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