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용어를 외우면 사주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용어는 풀이의 결과가 아니라 이름표에 가깝습니다. 같은 이름표라도 책마다 가리키는 범위가 다를 때가 있어서, 이름표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부터 맞춰 두는 것이 사전의 일입니다. 이 사전의 40개 항목은 정의와 배당표, 출처가 확인되는 내용까지만 적고 글자의 성격이나 운세는 풀이하지 않습니다. 학설이 갈리는 곳은 어느 쪽을 따랐는지 밝혀 두었습니다.
여덟 글자를 세우는 말
사주팔자(四柱八字)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의 네 간지를 사주라 하고, 네 기둥에 두 글자씩 놓인 모두 여덟 글자를 팔자라 합니다. 사주는 이 네 간지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에 근거해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점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이 연주·월주·일주·시주를 세우는 법식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백과가 드는 예로, 1911년 8월 25일 오후 6시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는 연주 신해, 월주 병신, 일주 정묘, 시주 기유입니다. 네 기둥이 어떤 틀로 짜이는지는 사주팔자를 이루는 네 기둥과 여덟 글자의 짜임에 나와 있습니다. 사주가 타로나 서양점성술과 어느 대목에서 갈라지는지는 세 체계의 기원과 자료 구조를 나란히 비교한 정리가 맡습니다.
간지(干支) 천간과 지지를 합쳐 부르는 말입니다. 연·월·일·시를 세는 이름표로 모두 쓰이며, 연도로는 60년, 날짜로는 60일마다 한 바퀴를 돕니다.
천간(天干)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열 글자입니다. 갑·병·무·경·임이 양이고 을·정·기·신·계가 음입니다.
지지(地支)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열두 글자입니다. 열두 띠의 동물과 열두 시각, 방위에도 같은 글자가 쓰이고 열두 달에도 배속되어, 입춘에서 경칩 전까지가 인(寅)월입니다.
육십갑자(六十甲子) 천간 열 글자와 지지 열두 글자를 차례로 짝지어 늘어놓은 60개의 조합입니다. 음양이 같은 글자끼리만 짝을 이루어 120개가 아니라 60개가 되고, 첫째는 갑자, 예순째는 계해입니다. 2026년은 이 순서의 43번째인 병오(丙午)년이며, 병은 화(火)이고 화는 남쪽의 붉은색에 배속되고 오는 말이므로 ‘붉은 말의 해’라는 별칭이 붙습니다.
날짜와 시각이 글자로 바뀌는 단계
일주(日柱) 태어난 날의 간지 두 글자입니다. 그날의 일진을 만세력에서 그대로 가져오며 절기와는 상관이 없고, 60일마다 같은 일주가 돌아옵니다.
일간(日干) 일주의 위 글자, 곧 태어난 날의 천간입니다. 『연해자평』은 일간을 주로 삼는다는 뜻의 ‘이일위주(以日爲主)’를 풀이의 출발점으로 적습니다.
절기(節氣) 태양이 지나는 황경을 15도씩 24등분해 얻은 계절의 마디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절기 항목이 입춘을 2월 4일 무렵의 315도로 적습니다. 24절기는 월을 여는 절(節) 열둘과 월의 한가운데 드는 중기(中氣) 열둘로 나뉘고, 입춘은 정월을 여는 절입니다. 사주에서는 절이 드는 날이 월의 경계이고 입춘이 연의 경계입니다.
월령(月令) 태어난 달이 맡은 기운, 곧 월지입니다. 『적천수』는 월령을 명(命)을 읽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적습니다.
만세력(萬歲曆) 연·월·일의 간지와 절기를 미리 적어 둔 책력입니다. 조선 후기 관상감이 1782년에 『천세력』으로 간행한 뒤 1904년에 『만세력』으로 이름을 바꾼 책력에서 나온 말이며, 오늘은 생년월일을 간지로 바꿔 보여 주는 표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백과는 만세력이 약 100년에 걸쳐 태세·월건·일진을 육갑으로 적어 두어 사주를 세울 때 찾아보기 편하다고 설명합니다.
윤달(閏月) 음력에서 달력과 계절의 어긋남을 맞추려고 끼워 넣는 달입니다. 19년에 일곱 번 두는 19년 7윤법이 가장 널리 쓰이고, 절기 항목은 음력 달 가운데 중기가 들지 않은 달을 윤달로 친다고 적습니다.
자시(子時) 하루 열두 시진의 첫째로, 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입니다. 사주에서는 이를 야자시(23~0시)와 정자시(0~1시, 조자시라고도 함)로 나누어 일주를 달리 세우기도 하고, 어느 쪽을 따를지는 학파와 도구에 따라 다릅니다. 이 사전은 백과가 적은 구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경도 차이를 30분 안팎으로 보아 23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를 자시로 적는 관행도 있습니다. 자시의 한가운데, 밤 열두 시는 자정(子正)이라 부릅니다.
진태양시(眞太陽時) 실제 태양이 자오선을 지나는 때를 기준으로 한 시각입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평균 태양시와의 차이를 균시차라 하며, 경도 차이만 맞춘 시각은 지방시, 균시차까지 더한 것이 진태양시입니다. 백과는 서울의 경우 0시 32분 47초를 새날의 분기점으로 잡기도 한다고 적습니다.
다섯 기운과 그 순환
음양(陰陽) 만물을 서로 짝이 되는 두 기운으로 나누는 틀입니다. 천간에서는 갑·병·무·경·임이, 지지에서는 자·인·진·오·신·술이 양에 듭니다.
오행(五行) 목·화·토·금·수 다섯 기운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로 풀이합니다. 천간에서는 갑·을이 목, 병·정이 화, 무·기가 토, 경·신이 금, 임·계가 수입니다.
상생·상극(相生·相剋) 오행이 서로 낳고 누르는 순서입니다. 상생은 목→화→토→금→수→목, 상극은 목→토→수→화→금→목으로 돕니다.
지장간(支藏干) 지지 안에 감추어진 천간입니다. 고전은 이를 인원(人元)이라 불렀고, 여기·중기·정기의 구분과 날수는 자료마다 달라서 어느 책을 따랐는지 밝히고 읽어야 합니다. 오행의 개수를 셀 때는 겉으로 드러난 여덟 글자를 세는 쪽이 관행이고 지장간은 보조로 둡니다.
십성은 일간과 나머지 글자의 관계 이름이다
십성(十星)·십신(十神) 일간을 기준으로 나머지 글자와의 관계를 열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 체계입니다. 오행 관계 다섯에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를 곱한 열 가지이고, 고전의 표기는 십신입니다. 일간이 갑이라면 갑은 비견, 을은 겁재, 병은 식신, 정은 상관, 무는 편재, 기는 정재, 경은 편관, 신은 정관, 임은 편인, 계는 정인입니다. 열 가지 이름이 한 사주에서 어떻게 배치되는지는 비견에서 정인까지 열 칸으로 짜인 체계가 이어서 보여 줍니다.

일간과 같거나 일간이 낳는 글자
비겁(比劫) 일간과 같은 오행입니다. 음양이 같으면 비견(比肩), 다르면 겁재(劫財)입니다.
식상(食傷) 일간이 낳는 오행입니다. 음양이 같으면 식신(食神), 다르면 상관(傷官)입니다.
일간이 다스리거나 일간을 다스리는 글자
재성(財星) 일간이 극하는 오행입니다. 음양이 다르면 정재(正財), 같으면 편재(偏財)입니다.
관성(官星) 일간을 극하는 오행입니다. 음양이 다르면 정관(正官), 같으면 편관(偏官)이고 편관을 칠살(七殺)이라고도 합니다.
일간을 낳는 글자와 가족 자리
인성(印星) 일간을 낳는 오행입니다. 음양이 다르면 정인(正印), 같으면 편인(偏印)이며 편인은 도식(倒食)이나 효신(梟神)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육친(六親) 일상어로는 부모·형제·처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명리에서는 십성에 가족 자리를 배당해 쓰며, 『연해자평』은 정인을 어머니, 편재를 아버지, 남자 사주의 정재를 아내, 여자 사주의 관성을 남편 자리에 둡니다.
힘과 균형을 따지는 용어
신강·신약(身強·身弱) 일간에 힘이 실린 정도입니다. 우리말샘은 신강을 사주에서 천간에 해당하는 신(身)이 오행 원리에 비추어 강성한 것으로 풀이하며, 신약은 그 반대편입니다. 여기서 신(身)은 몸이 아니라 일간을 가리킵니다.
용신(用神) 사주에서 부족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오행을 보완하는 오행입니다. 백과는 추명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며 ‘갑목용신’, ‘목화용신’처럼 부른다고 적습니다.
조후(調候) 태어난 계절의 추위와 더위를 가늠해 균형을 보는 관점입니다. 『적천수』의 한난론(寒暖論)은 음의 지지는 차고 양의 지지는 따뜻하며, 금과 수는 차고 목과 화는 따뜻하다고 적습니다.
격국(格局) 우리말샘은 사주에서 타고난 품격과 중심이 되는 운세를 가리키는 말로 풀이하며, 사주의 짜임을 정관격처럼 이름 붙여 가르는 데 쓰입니다.
10년과 1년 단위로 얹히는 운의 줄
대운(大運) 사주 원국 위에서 10년 단위로 옮겨 가는 운의 줄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대운은 아주 좋은 운수라는 일상어로 풀이되어, 명리 용어와 뜻이 다릅니다. 월주에서 한 칸씩 앞이나 뒤로 가는데, 『삼명통회』는 양남음녀는 순행하고 음남양녀는 역행한다고 적습니다.
세운(歲運) 1년 단위로 얹히는 운이며 그해의 간지가 기준입니다. 10년짜리 대운 위에 한 해씩 겹쳐 읽습니다.
일진(日辰) 표준국어대사전이 날의 간지로 풀이하는, 그날의 간지입니다. 60일마다 한 바퀴를 돌고, 만세력 칸마다 하루씩 적혀 있습니다.
글자끼리 맺는 관계
끌어당기는 관계
합(合) 천간합 다섯 쌍(갑기·을경·병신·정임·무계)과 지지육합 여섯 쌍(자축·인해·묘술·진유·사신·오미)이 있습니다. 『삼명통회』는 천간합 다섯 쌍에 중정(中正)·인의(仁義)·위제(威制)·음특(淫慝)·무정(無情)이라는 이름을 차례로 붙입니다.
삼합(三合) 지지 세 글자가 한 묶음으로 모이는 관계로, 신자진·해묘미·인오술·사유축 네 묶음입니다.
부딪히거나 어긋나는 관계
충(沖) 열두 지지에서 일곱째 자리에 마주 선 글자끼리 부딪히는 관계입니다. 자오·축미·인신·묘유·진술·사해 여섯 쌍입니다.
원진(元嗔) 서로 거슬린다고 보는 지지 쌍으로, 자미·축오·인유·묘신·진해·사술 여섯 쌍입니다.

신살과 생활 풍속의 말
신살(神煞) 특정한 지지 짝이나 글자에 이름을 붙인 상징들입니다. 『삼명통회』는 함지, 역마, 장성과 화개처럼 지지 짝에 이름을 붙인 항목을 여러 편에 걸쳐 싣습니다. 도화살과 역마살이 속담에서 쓰일 때와 명리 용어일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일상어의 살 이름과 사전 속 살 이름이 벌어지는 대목에서 비교합니다.
삼재(三災) 수재·화재·풍재의 세 재난이며, 9년 간격으로 3년씩 든다고 보는 민속입니다. 해묘미생은 사·오·미년에 들고, 첫해를 들삼재, 둘째 해를 누울삼재, 셋째 해를 날삼재라 부릅니다.
삼합이 정하는 세 신살
도화살(桃花煞) 삼합의 장생 자리 다음인 목욕 자리에 붙인 이름으로 함지(咸池)라고도 합니다. 인오술은 묘, 사유축은 오, 신자진은 유, 해묘미는 자입니다.
역마살(驛馬煞) 신자진은 인, 인오술은 신, 사유축은 해, 해묘미는 사에 놓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늘 분주하게 떠돌아다니게 된 액운이라 풀이합니다.
화개살(華蓋煞) 삼합의 끝 글자, 곧 고(庫)에 해당하는 자리입니다. 인오술은 술, 신자진은 진, 사유축은 축, 해묘미는 미입니다.
명리, 사주, 역학은 같은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의 명리는 하늘이 내린 목숨과 자연의 이치이고, 역학은 주역의 괘를 해석해 음양 변화의 원리와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의 네 간지를 가리키는 말이고, 백과는 그렇게 세운 사주에 운세가 함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을 명리, 사주의 구조를 분석해 길흉화복을 추리하는 것을 추명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니 사주는 읽는 자료, 명리는 그 자료에 담긴 이치, 역학은 주역 해석에서 출발한 학문으로 정의가 서로 다릅니다. 일상에서 섞어 쓰더라도 사전 정의로는 범위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