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서에 아이 이름을 적기 직전의 장면을 떠올려 보면, 후보 한자를 앞에 둔 부모는 두 가지 질문과 마주칩니다. 이 글자가 법이 허락한 한자인가, 그리고 글자들의 획수를 합치면 작명서의 숫자판 어디에 놓이는가. 뒤의 질문에 쓰는 도구가 81수리와 사격입니다.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격의 이름이 어디서 빌려 온 것인지, 기원을 두고 어떤 설명이 갈리는지를 사전식으로 풀어 둡니다.
법의 문턱을 넘은 글자에만 획수를 센다
이름에 한자를 쓰려면 먼저 범위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제37조가 한자의 범위를 정하고, 범위 밖의 한자가 들어 있으면 등록부에는 이름이 한글로 기록됩니다. 이 범위의 크기와 개정은 한자의 모양에서 오행을 읽은 항렬자의 기록을 다룬 글에 적었습니다. 획수를 세는 일은 이 문턱을 넘은 글자에만 해당하고,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하므로 후보 글자를 가리는 시간도 그만큼 한정됩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이름 항목에 따르면 성씨와 본명을 모든 국민이 신고하게 된 것은 1909년 민적법 시행 이후입니다. 고려시대 상류층에서 본명이 한자로 일반화되었고 불운을 피하려는 개명도 널리 행해졌지만, 여성과 하층민의 이름은 오랫동안 우리말 아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늘과 같은 두 글자 본명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사격은 이름을 네 개의 수로 쪼갠다
사격(四格)은 성과 이름의 획수를 네 가지로 묶어 얻는 수입니다. 가장 흔한 구조인 성 한 글자, 이름 두 글자를 기준으로, 성의 획수를 A, 이름 첫 글자를 B, 끝 글자를 C라고 하겠습니다.
성 한 글자, 이름 두 글자의 합산
| 격 | 합산하는 획수 | 성의 획수 A가 들어가는가 |
|---|---|---|
| 원격(元格) | B + C | 들어가지 않음 |
| 형격(亨格) | A + B | 들어감 |
| 이격(利格) | A + C | 들어감 |
| 정격(貞格) | A + B + C | 들어감 |
이 합산 식은 작명서에서 흔히 보이는 정리로 소개하는 것이고, 허용 출처에서 확인한 식은 아닙니다. 합산 방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네 수는 서로 독립이 아니라 세 획수에서 나온 합입니다. 정격은 원격에 A를 더한 값이자 형격에 C를 더한 값이고, 성의 획수 A가 들어 있지 않은 격은 원격뿐입니다. 성은 정해져 있으니 이름을 짓는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수는 B와 C 둘이고, 후보 글자를 바꿔 가며 네 수를 맞추는 이 계산의 구조도 거기서 나옵니다. 입력으로 받는 것은 글자의 획수뿐이며, 글자의 소리와 뜻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외자 이름, 두 글자 성, 81을 넘는 합
이름이 한 글자이거나 성이 두 글자이면 위의 식을 그대로 쓰지 못하고, 합이 81을 넘으면 수를 어떻게 줄일지도 따로 정해야 합니다. 빈 자리를 채우는 방식과 줄이는 방식은 작명서마다 다르고 어느 하나로 정할 수 있는 자료가 허용 출처에 없습니다. 같은 이름의 사격 숫자가 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숫자에는 어느 책의 처리 방식을 따랐는지가 함께 적혀 있어야 비교가 됩니다.
격의 이름은 『주역』 건괘에서 빌렸다
사격의 네 이름인 원·형·이·정은 『주역』 첫째 괘인 건괘의 원문에 나오는 ‘원형이정(元亨利貞)’과 글자가 같습니다. 건괘의 단전은 ‘크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이에 힘입어 비롯한다’로 시작해 원을 모든 것의 처음에 놓습니다. 문언전은 네 글자를 하나씩 풀어서, 원은 선의 으뜸이고 형은 아름다움이 모이는 것이며 이는 의로움이 어우러지는 것이고 정은 일의 줄기라고 합니다.
문언전은 이 네 글자를 군자의 덕으로도 옮깁니다. 인을 몸에 익히면 사람을 이끌 만하고, 아름다운 모임은 예에 맞으며, 사물을 이롭게 하는 일은 의와 어울리고, 곧고 굳으면 일을 맡을 만하다는 풀이입니다. 군자가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므로 ‘건은 원형이정’이라 한다고 맺습니다. 단전에는 ‘각각 성명(性命)을 바로잡는다’는 구절도 있는데, 여기의 성명은 이름이 아니라 타고난 본성과 수명을 뜻하는 말이어서 성명(姓名)과 글자만 비슷합니다. 같은 문언전의 다른 대목은 건원이 시작해서 형통하는 것이고 이정은 성정이라고 나눕니다. 단전은 건의 도가 변화하는 가운데 크게 화합함을 보전하는 것이 곧 이롭고 곧은 것이라고 풀이합니다(乾道變化…保合大和,乃利貞). 시작하고, 자라고, 이루고, 줄기를 세우는 흐름이 네 글자의 순서입니다. 다만 이 순서를 이름의 획수 계산으로 옮긴 일이 어느 문헌에서 시작되었는지는 확인한 자료에 나오지 않아, 이름을 빌려 왔다는 데까지만 적습니다.
원획은 쓰는 획이 아니라 본래 글자의 획이다
획수를 셀 때는 한 가지가 더 갈립니다. 손으로 쓰는 모양대로 세는 필획과 달리, 부수가 간략하게 줄어든 글자를 본래 글자로 되돌려 센다는 쪽이 작명서 가운데 있고, 이를 원획이라 부릅니다. 어떤 부수를 어떻게 되돌려 세는지는 갈립니다. 같은 한자도 필획과 원획에서 다른 수가 나올 수 있고, 한 글자의 획수가 달라지면 그 글자가 들어간 사격의 수가 한꺼번에 달라집니다. 어느 쪽으로 세었는지를 먼저 밝혀 두는 것이 사격을 읽는 기본입니다.
숫자판은 81칸에서 멈춘다
81수리라는 이름의 81은 숫자판의 크기입니다. 합산한 수는 1부터 81까지의 칸 가운데 하나에 놓이고, 칸마다 길한 수, 흉한 수, 길흉이 섞인 수 같은 분류가 붙습니다. 한 이름에서는 네 개의 격이 각각 숫자판의 칸을 하나씩 받으므로, 사격은 한 이름에 대한 네 개의 판정이 되고 어느 격에 무게를 둘지도 갈립니다. 같은 수를 책마다 다르게 분류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서로 대조할 수 있는 자료는 확인하지 못해, 어느 수가 길하고 흉한지는 적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설명과 맞서는 반론
81수리가 얼마나 오래된 이론인지를 두고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이름 항목이 서로 다른 두 설명을 함께 싣고 있습니다.
유입설이 말하는 것
하나는 오늘 널리 쓰이는 작명법인 81수리 성명학과 수리오행 성명학이 창씨개명이 있던 1940년대 전후에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비판입니다. 같은 항목에는 이름을 바꾸면 운이 바뀐다는 관념 자체가 그 무렵 일본 수리 성명학을 익힌 작명가들의 과대광고로 퍼졌다는 주장도 실려 있고, 전통 작명의 핵심은 뜻이었다는 지적이 여기에 붙어 있습니다. 명리 용어의 사전식 정의 모음에서 수리나 오행 같은 말의 뜻을 먼저 맞춰 두면 이 논쟁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반론이 말하는 것
다른 하나는 반론입니다. 같은 항목은 고려시대에 불운을 피하려고 이름을 바꾼 사실, 1519년 기묘사화 때 ‘주초위왕’으로 글자를 쪼개 읽은 일, 16세기에 오행의 상생 순서를 따른 항렬자 유형이 자리 잡은 일, 1914년의 『작명비요』 같은 문헌을 들어 성명학이 민속 바탕의 오래된 문화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수 있다고 정리합니다. 이 반론이 가리키는 갈래는 측자파자, 자원오행, 역상 성명학이고 81수리 자체는 아닙니다. 그래서 81수리가 언제 생겼는지는 한쪽으로 정하지 않고, 유입설이 따라붙는다는 사실까지만 적습니다.
항목의 필자는 두 설명 위에 자기 평가를 얹습니다. 이름이 당사자에게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도 잘못된 견해이며, 작명가마다 자신의 성명학이 최고라고 내세우는 것은 수입을 위한 그릇된 견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사전의 풀이는 한 걸음 물러서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성명학은 성명의 좋고 나쁨이 운명과 관련이 있다고 하여 이름을 짓거나 풀이하는 점술을 철학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라고만 적습니다.

작명법 아홉 가지 가운데 수리가 서 있는 자리
같은 백과의 작명 항목은 오늘날 전문 작명가가 쓰는 방법을 역상, 수리, 음령오행, 용신, 삼원오행, 측자파자, 곡획, 신살, 소리 성명학의 아홉 가지로 나누고, 그중 가장 널리 활용되는 것이 수리 성명학과 음령오행 성명학이라고 적습니다. 같은 항목은 작명의 바탕에 공감 원리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름은 수없이 불리고 쓰이므로 그 안의 뜻과 소리가 당사자의 입신출세와 부귀영화, 무병장수 같은 복을 이끈다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81수리는 이 믿음 위에서 소리와 뜻 대신 획수를 입력으로 삼은 갈래이고, 그래서 한자로 올린 이름을 전제로 합니다.
뜻과 금기를 먼저 따진 옛 규범
옛 규범은 숫자 대신 뜻과 금기를 따졌습니다. 같은 항목에 따르면 『예기』 곡례는 자식의 이름을 나라 이름, 해와 달, 질병 이름, 산천 이름으로 짓지 않는다고 적고, 『춘추좌전』은 이름 짓는 방법을 신(信), 의(義), 상(象), 가(假), 유(類)의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서술합니다. 하륜(1347~1416)이 아들의 이름을 ‘구(久)’로 지으면서 이름에 담은 뜻을 글로 적었듯이, 예전에는 뜻을 함께 적어 주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항목은 현대의 기본 원칙도 같은 방향으로 적어서, 이름은 우선 부르기 쉽고 듣기 좋으며 뜻이 좋게 짓고 전문가들은 그 밖에 음양오행과 수리, 사주, 역상을 참고한다고 순서를 밝힙니다. 획수 계산은 이름을 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 아닙니다.
획수표를 읽을 때 붙들 한 가지
숫자판은 책마다 다르고 기원을 두고도 설명이 갈리므로, 같은 이름이 어떤 책에서는 길하고 다른 책에서는 흉하다고 적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 표는 계산의 틀을 정리한 것이며 이름을 평가하는 근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