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1월에 태어난 사람의 띠를 달력의 그해로 읽는 것은 사주팔자를 처음 세울 때 흔한 실수입니다. 사주에서 해가 바뀌는 때는 1월 1일도 설날도 아니고 입춘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은 설을 쇠었더라도 입춘 전이면 묵은해의 태세로 연주를 삼는다고 적습니다. 나머지 세 기둥도 저마다 다른 기준으로 세워지는데, 그 기준을 하나씩 따라가면 여덟 글자의 구조가 드러납니다.
사주, 팔자, 명리, 추명이 가리키는 것
대백과 ‘사주’ 항목은 사람을 하나의 집에 견주어 태어난 해·달·날·시를 그 집의 네 기둥으로 본다고 설명합니다. 기둥 주(柱)를 붙여 사주라 부르고, 기둥마다 간지 두 글자씩 모두 여덟 자를 쓰므로 팔자라고도 한다는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사주팔자’는 사주의 간지가 되는 여덟 글자라고 풀이하며, 갑자년·무진월·임신일·갑인시에 태어난 경우 갑자, 무진, 임신, 갑인이 그 여덟 글자라는 예를 듭니다. 네 기둥은 차례로 연주·월주·일주·시주이고, 기둥 하나는 위의 천간과 아래의 지지로 이루어집니다.
대백과는 이 글자들이 통상 운명이나 숙명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덧붙입니다. 글자를 세우는 일과 그 글자로 길흉을 풀이하는 일은 서로 다른 단계이고, 백과는 두 단계에 이름도 따로 붙입니다. 세워진 사주가 운명을 함축한다고 보는 견해는 명리(命理), 사주의 구조를 분석하고 종합해 길흉화복을 추리하는 일은 추명(推命)입니다. 흔히 ‘사주를 본다’고 할 때의 일이 이 추명입니다.

여덟 글자는 천간 열과 지지 열둘에서 뽑힌다
간(干)이 열 가지라 십간, 사주의 윗글자에 쓰이므로 천간이라 하고, 지(支)가 열두 가지라 십이지, 아랫글자에 쓰이므로 지지라 한다고 대백과는 적습니다. 둘 모두 음양과 오행으로 갈리고 방위와 계절을 나타내며, 지지는 절후·동물·달·시각까지 맡는다고 합니다. 천간과 지지를 처음 만나는 갑자부터 마지막 계해까지 짝지으면 육십갑자가 되고, 사주는 이 육갑으로 표현됩니다. 한 기둥에 들어가는 두 글자는 예순 칸 가운데 한 칸이라는 뜻이며, 그 예순 칸이 120칸이 아닌 까닭은 갑자에서 계해까지 이어지는 예순 칸의 짝짓기 규칙에서 따로 풀었습니다.
윗글자는 열 개의 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가 윗글자의 전부입니다. 네 기둥에 하나씩 앉아 연간·월간·일간·시간이 되고, 이 가운데 일주의 천간인 일간이 해석의 기준 글자로 불립니다. 열 글자에 달린 오행과 음양, 두 고전이 붙인 비유의 차이는 천간 열 글자의 오행·음양 배속과 두 고전의 비유에 따로 적었습니다.
아랫글자는 열두 개의 지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아랫글자의 전부입니다. 연지·월지·일지·시지로 네 곳에 놓이며 해에 붙으면 띠, 달에 붙으면 절기가 가르는 달, 시각에 붙으면 두 시간 한 칸이 됩니다. 이 열두 글자가 시각과 달과 방위를 나누어 맡게 된 내력은 열두 글자가 시각·달·방위를 나누어 맡는 방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둥마다 다른 달력으로 세우는 네 기둥
한 사람의 출생 기록이 네 기둥으로 바뀌는 규칙은 기둥마다 다릅니다. 연주와 월주는 절기를, 일주는 날짜의 일진을, 시주는 열두 시각을 따릅니다. 대백과는 이 법식이 정해져 있으나 번거로워 흔히 『만세력』을 쓴다고 적고, 그 까닭으로 약 100년에 걸쳐 태세·월건·일진이 육갑으로 적혀 있어 찾기에 편하다는 점을 듭니다. 아래의 기준은 만세력 칸에 적힌 글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거슬러 가는 규칙입니다.
연주는 입춘에서 바뀐다
연주의 경계는 입춘입니다. 설날이 지났어도 입춘 전이면 묵은해의 태세로 연주를 삼고, 입춘이 지났으면 설날이 오기 전이라도 새해의 연주를 쓴다고 대백과는 풀이합니다. 달력으로 1월에 태어났다면 입춘이 아직 오지 않았을 때이므로 연주는 전해의 간지입니다.
달이 바뀌는 날은 1일이 아니라 절기가 시작되는 날
월주는 인월(1월)에서 축월(12월)까지 지지를 차례로 붙이고, 달은 1일이 아니라 절기가 시작되는 날에 바뀝니다. 그래서 1월생이라고 반드시 인월이 되지는 않습니다. 천간은 연주의 천간이 정합니다. 『삼명통회』의 월을 따라 천간을 잇는 대목은 갑·기의 해는 병(丙)에서, 을·경의 해는 무(戊)에서, 병·신의 해는 경(庚)에서, 정·임의 해는 임(壬)에서, 무·계의 해는 갑(甲)에서 정월 인월을 연다고 노래로 전합니다. 이 규칙이 월두법입니다.
일주는 일진, 시주는 열두 시각
일주는 만세력의 일진을 그대로 씁니다. 일주가 연도나 절기와 무관한 고유 일진을 갖기 때문이라고 대백과는 이유를 밝힙니다. 시주는 하루를 열두 시각으로 쪼개 자시에서 해시까지 지지를 붙이고, 천간은 일주의 천간이 정합니다. 위의 대목에 실린 노래는 갑·기일은 자시가 갑자에서, 을·경일은 병자에서, 병·신일은 무자에서, 정·임일은 경자에서, 무·계일은 임자에서 시작한다고 전합니다. 우리말샘은 이 시두법을 일진의 천간을 보아 그날의 자시가 육갑 가운데 어떤 자시가 되는지 알아내는 방법이라고 풀이합니다.
두 규칙이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는 같은 책이 설명합니다. 월과 시를 정하는 법은 천간의 합에서 나오는데, 갑과 기가 합하면 토가 됩니다. 달에는 그 토를 낳는 화의 글자 병을 앞세워 병인에서 시작하고, 시에는 그 토를 이기는 수의 글자 자를 앞세워 갑자에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달이 인에서 시작하는 것은 사람이 인에서 난다는 뜻이고 시가 자에서 시작하는 것은 하늘이 자에서 열린다는 뜻이라고도 풀어 둡니다. 두 규칙의 시작점이 인과 자로 다른 까닭을 책이 스스로 밝힌 셈입니다. 나머지 네 짝도 같은 식으로 읽힙니다. 을·경은 합해 금이 되므로 달은 토의 글자 무에서, 시는 화의 글자 병에서 열립니다.
다만 자시(밤 11시부터 새벽 1시)의 경계는 야자시와 정자시를 나누는 설명, 서울의 0시 32분 47초를 새날의 분기점으로 잡는 설명, 23시 30분부터를 자시로 적는 관행이 모두 있어 자료마다 갈립니다. 아래의 예시는 이 시간대를 피했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한 날을 여덟 글자로 바꿔 보면
1924년 2월 9일 밤 9시부터 11시 사이를 예로 듭니다. 천문연 음양력 변환에서 이날은 음력 1924년 1월 5일이고, 세차는 갑자, 월건은 병인, 일진은 무오로 나옵니다. 입춘이 지났고 경칩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인월입니다. 갑년의 인월은 병인에서 시작하므로 월주는 병인이고, 일주는 일진 그대로 무오입니다. 무일은 임자시에서 시작해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순서로 임자, 계축, 갑인, 을묘, 병진, 정사,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로 이어지므로 밤 9시부터 11시인 해시의 시주는 계해입니다. 변환 화면이 보여 주는 것은 연·월·일의 간지뿐이어서 시주는 시두법으로만 얻어집니다.
| 기둥 | 글자 | 정해진 근거 |
|---|---|---|
| 연주 | 갑자 | 입춘이 지났으므로 1924년의 간지 |
| 월주 | 병인 | 입춘과 경칩 사이라 인월, 갑년의 인월은 병인에서 시작 |
| 일주 | 무오 | 천문연 음양력 변환의 일진 |
| 시주 | 계해 | 밤 9~11시는 해시, 무일은 임자시에서 시작 |
여덟 글자는 갑·자·병·인·무·오·계·해이고 일간은 무입니다. 네 기둥의 글자는 예순 칸 가운데 갑자가 첫째, 병인이 셋째, 무오가 쉰다섯째, 계해가 예순째 칸에 놓입니다. 이 예시는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날짜와 시각 하나를 규칙대로 바꾼 것입니다.

여덟 글자를 세울 때 걸리는 네 대목
출생 시각을 모르면 어디까지 세워지나요?
시주 두 글자가 비고, 연주·월주·일주는 날짜로 거의 정해집니다. 다만 절기가 바뀌는 날에 태어났다면 시각에 따라 월주가 갈릴 수 있고, 입춘 당일이면 연주까지 갈릴 수 있습니다.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는 자시 경계에 걸려 일주도 자료마다 갈릴 수 있습니다.
사주는 음력 생일로 보는 건가요?
연주와 월주의 경계는 음력 날짜가 아니라 입춘과 절기입니다. 음력으로 알고 있는 생일은 변환기로 양력 날짜를 먼저 찾고, 그 양력 날짜의 일진과 절기를 확인해야 여덟 글자가 맞습니다.
여덟 글자 가운데 ‘나’는 어느 글자인가요?
일주의 윗글자인 일간입니다. 대백과 항목은 이 일주 천간을 기신(己身)이라 부르며 이것을 중심으로 나머지 글자와의 합충, 육친의 관계, 음양의 조화, 오행의 생극을 살핀다고 적습니다. 위 예시에서는 무(戊)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사주와 팔자는 같은 말인가요?
기둥을 세는 말이 사주이고 글자를 세는 말이 팔자입니다. 네 기둥에 글자가 두 개씩 들어 여덟 자가 되니 같은 대상을 부르는 두 이름입니다. 일상에서는 팔자가 운명이라는 뜻으로 넓게 쓰이지만 사전의 뜻은 글자 여덟 개입니다.
기둥마다 붙은 자리 이름은 책마다 다르다
『삼명통회』는 연월일시를 네 기둥으로 세우되 월은 연을 따라, 시는 일을 따라 천간을 잇는다는 원칙을 먼저 밝히고, 연을 근본으로 보는 옛 방식과 일을 중심으로 보는 자평의 방식이 갈린다고 적습니다. 월두법과 시두법을 다룬 앞 대목에는 연을 뿌리, 월을 싹, 일을 꽃, 시를 열매에 견주고, 연을 부모에, 월을 형제와 동료에, 일을 자기 자신과 아내에, 시를 자손에 견주는 풀이도 실려 있습니다. 기둥을 삶의 영역에 하나씩 배정하는 풀이는 책마다 다르게 전해지므로 기둥의 순서와 기준까지만 적고 배정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일주의 천간을 중심에 두는 읽기는 대백과 ‘사주’ 항목이 따르는 쪽입니다.
균형과 조화로 묶이는 읽기의 틀
대백과 항목은 사주를 일주 천간을 중심으로 간지끼리의 합충과 육친의 관계, 음양의 조화, 오행의 생극, 십이운성과 십이신살, 길성과 흉성, 형·파·해·원진을 종합해 읽는 체계로 설명하고, 무엇보다 균형과 조화를 중시한다고 적습니다. 음양이나 오행이 고르게 배합되면 좋고 한쪽으로 치우치면 이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 풀이의 골격입니다. 10년 단위로 움직이는 흐름은 대운, 1년 단위는 세운이라 하고, 길게는 몇십 년으로 넓혀 보기도 하고 짧게는 달이나 날이나 시각으로 나누어 보기도 합니다.
백과가 사주로 알 수 있다고 소개하는 사항은 성격과 적성, 부모·형제·부부·자녀와의 관계, 관운·재운·학운, 건강과 재앙 따위이며, 그중 어떤 것은 고정적이고 어떤 것은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의 맞고 틀림을 말하지 않고 글자의 구조까지만 적었습니다. 글자를 세운 뒤 실제 만세력 칸에서 이 요소들을 하나씩 찾는 순서는 만세력 칸에서 글자를 찾아 적는 순서에서 이어집니다.
변환기의 세차 칸은 입춘이 아닌 설날에 바뀐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음양력 변환 화면에서 세차 칸은 음력 설날을 경계로 바뀝니다. 2026년에는 2월 17일에 병오로 바뀌므로, 입춘이 지나고 설날이 오기 전에 태어났다면 칸에는 전해의 을사가 적혀 있어도 입춘 기준의 연주는 병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