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력, 관상감 역서에서 이어진 간지 달력

2026년 10월 19일 칸을 만세력에서 찾으면 두 글자짜리 간지가 세 줄로 놓입니다. 해는 병오, 달은 무술, 날은 병인입니다(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화면에 표시되는 값). 날의 줄은 목록에서 그대로 옮겨 오는 칸이고, 해와 달의 줄은 절기를 거쳐 다시 가려야 하는 칸입니다. 만세력은 이 세 줄을 앞으로의 백 년 단위로 쌓아 둔 달력이고, 뿌리는 조선의 관상감이 만들던 역서에 닿아 있습니다.

표 한 장에 적혀 있는 세 줄

사주와 직접 맞닿는 줄은 세 개입니다. 해의 간지는 태세(太歲), 달의 간지는 월건(月建), 날의 간지는 일진(日辰)이라 부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은 사주를 세우는 법식이 번거로워 흔히 만세력을 쓰며, 만세력에 약 100년 동안의 태세·월건·일진이 육십갑자로 적혀 있어 찾아보기 편하다고 설명합니다.

표의 줄 이름이 도구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칸의 머리글이 연·월·일·시 가운데 무엇인지부터 읽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일진은 육십갑자가 날마다 한 칸씩 돌아 60일 만에 제자리로 오는 줄입니다. 같은 천문연 화면에서 10월 19일이 병인이면 다음 날인 20일은 정묘로 이어지고, 열흘 뒤인 29일은 병자로 천간이 같은 글자로 돌아오며, 60일 뒤인 12월 18일에는 병인이 다시 옵니다. 일주는 연도나 절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유한 일진을 따르므로, 백과 사주 항목은 만세력의 일진을 그대로 쓴다고 적습니다. 태세와 월건은 사정이 다릅니다. 사주의 연주는 입춘에, 월주는 그 달의 절기가 드는 날에 바뀌기 때문에 두 줄은 참고하는 칸일 뿐 그대로 옮기는 칸이 아닙니다. 네 기둥의 틀을 먼저 확인하고 싶다면 여덟 글자가 놓이는 칸의 구조부터 읽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2026년 10월 19일의 해·달·날 간지가 병오, 무술, 병인으로 세 칸에 나란히 놓인 도해
만세력의 세 줄: 천문연 음양력 변환 화면에 표시되는 2026년 10월 19일의 값

한 권에 담긴 것들

간지만 적힌 책이 아닙니다. 대백과의 만세력 항목에 따르면 1782년에 나온 만세력은 매년의 태세, 매월의 월건과 큰달·작은달의 구분, 매일의 일진, 달이 차고 기우는 삭·현·망, 24절기가 드는 날짜와 시각,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을 묶은 칠정(七政)의 매일 위치, 그리고 4여(四餘)의 열흘마다의 위치까지 기재했습니다. 삭은 달이 보이지 않는 초하루 무렵이고 망은 보름달 무렵입니다. 책머리에는 1444년(세종 26)을 상원(上元)으로 삼은 역원도가 있고, 해마다 연신(年神)의 방위를 그린 그림도 실려 있어 민간에서 길흉을 따지는 용도로도 쓰이도록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큰달·작은달의 구분은 한 달이 30일인지 29일인지를 알려 주므로, 음력 날짜를 양력으로 옮길 때 그 달에 마지막 날짜가 실제로 있는지 가리는 단서가 됩니다. 사주 표에서 더 중요한 칸은 24절기의 입기일시, 곧 절기가 드는 날짜와 시각입니다. 월건 줄은 큰달·작은달과 함께 달 단위로 적히는 줄이어서 음력 달을 따라 바뀌는 반면, 사주의 월주가 바뀌는 순간은 절기가 드는 때입니다. 그래서 월주는 월건 줄을 참고하되 입기일시 줄의 날짜와 시각으로 다시 가립니다. 책의 칸 가운데 사주 표가 쓰는 것은 태세·월건·일진과 입기일시이고, 칠정과 4여의 위치나 연신방위도는 천문과 민간 길흉 쪽의 칸입니다.

이 책은 2권 2책의 목판본이었습니다. 1777년부터 100년 동안의 역을 계산해 두고, 10년마다 다시 10년치를 보태 가는 방식이었으므로 늘 앞날의 백 년이 미리 계산되어 있었습니다. 사주 표가 일진 줄에 기대는 까닭은 이 구성에 있습니다. 날마다 간지가 적혀 있는 목록이 백 년 단위로 이어져 있어서, 태어난 날짜만 알면 그날의 칸을 곧바로 짚을 수 있습니다.

네 기둥은 표의 어느 칸에서 오는가

일주는 옮기고 시주는 표 밖에서 짚는다

일주는 일진 줄에서 그대로 옮깁니다. 표에 적혀 있지 않은 기둥은 시주 하나입니다. 하루를 열두 시각으로 나눈 자시부터 해시까지의 지지에, 그날 일간에 따라 정해진 천간을 붙여 만듭니다. 대백과 사주 항목의 표 1은 일간을 다섯 묶음으로 나누고 묶음마다 자시의 천간을 하나씩 정해 두었는데, 병이나 신이 일간인 날은 무자시에서 출발해 기축시, 경인시 차례로 내려갑니다. 시주는 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묶음만 가려 주면 이어지는 순서입니다. 순서로 줄이면 먼저 일진 줄에서 일주를 옮기고, 해와 달은 입춘과 절입 시각으로 가린 다음, 마지막에 시주를 붙이는 차례입니다.

연주와 월주는 참고하되 절기로 다시 가린다

표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곳은 해와 달의 경계입니다. 대백과 사주 항목은 역술에서 새해가 입춘에 시작되고, 달도 초하루가 아니라 그 달의 절기가 시작되는 날에 바뀐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태세와 월건 줄은 참고로만 보고, 입춘과 절입일 전후에 태어났다면 절기로 연주와 월주를 다시 가려야 합니다. 해와 달이 바뀌는 날은 입춘과 열두 절이 연주·월주를 가르는 방식에서 날짜별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표 아래 숫자 줄에 적힌 나이

사주를 뽑아 놓은 표에는 아래쪽에 간지가 열 해 간격으로 늘어선 줄이 붙고, 간지마다 숫자가 하나씩 달립니다. 이 줄이 대운이고, 숫자는 그 간지가 시작되는 나이입니다. 대백과는 10년 단위로 움직이는 흐름을 대운, 1년 단위를 세운이라 부른다고 적습니다. 첫 숫자가 사람마다 다른 까닭은 『삼명통회』 논대운에 있습니다. 양남음녀는 태어난 날 뒤에 오는 절기까지, 음남양녀는 태어난 날 앞에 지난 절기까지 센 날수를 3일에 1년으로 바꿔 시작 나이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줄의 방향도 같은 규칙에서 나옵니다. 앞의 경우는 육십갑자 차례대로 나아가는 순행이고 뒤의 경우는 거꾸로 가는 역행입니다. 숫자가 만 나이인지 세는나이인지는 도구마다 표시가 다를 수 있으니 표의 안내를 먼저 확인합니다.

표를 읽다 걸리는 두 지점

밤 11시가 넘어 태어나면 날짜가 하루 넘어갑니까?

대백과는 자시를 둘로 나누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밤 11시부터 0시까지를 야자시, 0시부터 1시까지를 정자시라 하고, 이렇게 나누어 일주를 달리 세우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표준시와 서울의 경도 차이만큼 반 시간을 당겨 자시를 23시 30분에서 1시 30분 사이로 적는 관행도 있습니다. 이 글은 백과의 23~1시 구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따르는 법에 따라 일주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므로, 밤 11시대 출생이라면 두 갈래의 일주와 시주를 모두 적어 두고 가족이 아는 기록과 견주는 쪽이 안전합니다. 표준시와 서머타임까지 겹치는 경우는 출생 시각 보정의 연대표를 펴 놓고 순서대로 따져 봐야 합니다.

음력 윤달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찾습니까?

같은 숫자의 평달과 윤달은 서로 다른 날입니다. 윤달은 한 해에 끼워 넣는 달이어서 같은 날짜 숫자가 한 달 남짓 간격으로 두 번 놓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음양력 변환 화면도 음력 날짜를 넣을 때 평달인지 윤달인지, 모르면 모른다고 고르도록 나누어 두었습니다. 그러니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고 찾아야 합니다. 윤달은 해의 경계와도 얽힙니다. 백과는 입춘이 지났는데 연도가 안 바뀌거나 연도가 바뀌었는데 입춘이 안 지난 어긋남이 윤달이 낀 해의 앞뒤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적습니다.

천문연 변환 화면으로 한 번 맞춰 보기

화면이 보여 주는 것

변환 화면은 양력을 음력으로, 음력을 양력으로 바꿔 주고 율리우스적일 입력도 받습니다. 양력 기간과 음력 날짜를 넣으면 그 기간 안에서 대응하는 양력 날짜와 요일을 찾아 주는 메뉴도 있어, 음력 생일이 양력으로 어느 날에 놓이는지 해마다 짚어 볼 수 있습니다. 양력 입력 범위는 서기 2050년 12월 31일까지입니다. 화면 안내문은 1582년에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율리우스력을 그레고리력으로 고치면서 율리우스력 10월 4일의 다음 날이 그레고리력 10월 15일이 되었고 연구원이 두 역법 정보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행 공식 역법이 그레고리력이라는 점(천문법 제5조)을 알려 줍니다. 결과에는 세차·월건·일진이 함께 표시됩니다. 앞 장면의 2026년 10월 19일은 음력 9월 9일로 바뀌어 병오·무술·병인이 표시됩니다.

화면이 말해 주지 않는 것

이 화면은 날짜 단위의 값을 줍니다. 그래서 절기가 드는 시각은 나오지 않고, 시주도 없습니다. 시주는 앞에서 본 천간 묶음 규칙으로 따로 짚어야 하고, 절기 시각은 책 쪽의 입기일시 줄에서 확인합니다. 화면의 세차와 월건은 음력 기준으로 바뀌므로 입춘과 절입일 전후에는 사주의 연주·월주와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어긋남이 날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입춘 쪽에서 따로 짚습니다.

1772년 칠정백중력 간행, 1777년부터 100년치 계산, 1782년 천세력 간행, 1904년 만세력으로 개칭을 잇는 연표
만세력 책의 내력 연표(1772~1904, 칸 간격은 연수에 비례하지 않음)

관상감이 역서를 내던 때부터 한 권의 만세력까지

이 책을 낸 관서는 관상감입니다. 『세조실록』 세조 12년 1월 15일 기사는 관제를 다시 정하면서 서운관을 관상감으로 고쳤다고 적습니다. 같은 날 기사에는 의정부와 한성부 등 여러 관서의 관직 이름이 함께 고쳐진 대목이 이어집니다.

대백과의 만세력 항목을 보면 1772년(영조 48)에 간행한 『칠정백중력』을 이어받아 확충한 것이 1782년(정조 6)의 책입니다. 처음 이름은 『천세력』이었습니다. 10년마다 10년치를 보태 가면 1만 년어치 역서를 한 책에 담을 수 있다는 구상에서 1904년에 『만세력』으로 고쳐 펴냈으니, 이름에 든 숫자 천(千)이 만(萬)으로 바뀐 셈입니다. 대백과가 참고문헌으로 드는 서명 『정묘임인천세력』의 임인(壬寅)은 1782년의 간지이기도 합니다. 대백과는 이 책이 규장각 도서로 남아 있다고 적습니다.

조성환 — 서울에서 태어난 산업디자이너로, 사주코드를 운영·편집합니다. 만세력의 수록 항목과 편찬 연대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항목으로, 본문의 2026년 10월 19일 세 줄은 한국천문연구원 변환 화면 값으로 2026년 10월 현재 대조했습니다. 이 블로그는 명리 용어와 생활 민속을 사전처럼 풀어 두는 곳이며, 용어와 연도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한국천문연구원 자료와 맞춰 적습니다. 개인 사주 풀이나 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바로잡을 내용은 4ddesigner@naver.com 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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